본문 바로가기
경험담

나의 LG이노텍 입사 이야기 1편

by 타이머조 2022. 7. 3.

알림 : 직접 촬영한 사진을 제외한 다른 사진들은 해당 상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올렸으며 실제 일과는 무관합니다.

https://pixabay.com/ko/photos/%ec%84%a0%ec%83%9d%eb%8b%98-%ec%97%ac%ec%9e%90-%eb%8c%80%ed%95%99-%ed%95%99%ec%83%9d-1280966/

때는 2022년, 2학년 1학기를 다니던 중.

교수님이 LG계열사 학교추천 입사채용 설명회를 한다고 알려주셨다. 가고 싶은 사람은 수업 대신 설명회에 가서 들어보라고 했지만 그때 나는 듣지 않았다. 4년제 대학교로 편입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진짜로 내가 경영, 회계 쪽을 잘해서 4년제 대학을 나오길 기대하셨던 듯하다. 하지만 내가 별로 마음이 없었다. 특히 2학년부터 듣기 시작한 재무회계는 너무나도 흥미가 떨어졌다.

https://pixabay.com/ko/photos/%eb%93%a3%eb%8b%a4-%eb%b9%84%ea%b3%b5%ec%8b%9d-%ed%9a%8c%ec%9d%98-%ec%b1%84%ed%8c%85-1702648/

집에 와서 컴퓨터 게임을 하며 놀 때 부모님이 한 번은 나를 부르셨다. 동생은 진로의 방향이 잡혀서 밀어주면 되겠는데 너는 경영, 회계를 밀어줄 만하겠냐고 물어보셨다. 그 말에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회계는 내가 제대로 해볼 의지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의지가 있는 거면 회계를 손놓고 있지만은 않았을 거다. 언젠간 부모님도 나를 밀어주시는 것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나도 부모님께 계속 의지하고 싶지만은 않았다. 대학에서 취득한 전산회계 2급, ERP 2급 2개 가지고 뭘 하겠나? 차라리 나가서 돈을 벌까도 생각해봤다. 다행인 건 이 전문대는 회사는 그래도 잘 꽂아주는 편인가 보다. LG계열사 채용설명회는 안 가봤지만 그 LG계열사에 지원을 넣어보기로 했다.

https://pixabay.com/ko/photos/%ec%9d%b4%eb%a0%a5%ec%84%9c-%ec%a7%81%ec%97%85-%ea%b3%a0%ec%9a%a9-%ec%82%ac%ec%97%85-3726428/

LG계열사 홈페이지의 인재채용 칸에 들어가서 추천코드를 넣으면 진행중인 학교추천 채용이 뜨는 형식이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난이도가 조금 있었다. 지원동기, 입사 후 포부, 성취경험 이런 건 어찌저찌 잘 적었는데 '홍보 카피 작성하기'에서 막혔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청년워크넷 우리학교취업지원실에서 상담예약을 하고 상담관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 상담관님의 일정도 있으실 텐데 내가 작성을 3일 만에 해야 한다고 하니 만나서 1차 확인해주시고, 이메일로 개선 피드백도 받았다. 사실 상담관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소서를 작성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인데 정말 감사하다.

구미코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일주일 만에 이메일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겠다고 해서 구미로 버스를 탔다. 마침 보강기간인데 보강이 없는 수업일이어서 편하게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구미종합버스터미널로 갔다. 시내버스도 때마침 와서 그것을 타고 구미코에 도착했다. 1시간 정도 더 빨리 도착했다. 면접은 역시 '1분 자기소개'가 가장 어렵다고 느껴진다. 면접관에게 보여줄 첫인상이자 첫 문장이기 때문이다. 옆 사람이 자기소개만큼은 정말 맛깔나게 해서 합격할 듯하다. 거의 직무나 회사에 대한 지식은 옆 사람이 다 해서 내가 대답할 게 없는 정도였다. 거기서 다른 내용을 말해야 하니 선수를 빼앗긴 느낌이기도 했다. 다만 내가 더 어필할 수 있었던 건 기계와 4차산업 분야, 아르바이트 활동경험, 동아리 임원 경험을 좀 더 풀어나갈 수 있었고 마지막에 기독교인의 교양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어필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면접 분위기도 좋았고 목소리를 칭찬해주셔서 느낌이 좋았다.

박정희대통령생가 박정희 동상 : 직접 찍은 사진

면접이 끝나고 난 후 박정희 대통령 생가가 생각나서 방문해보기로 했다. 박물관에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잘 살아보자는 뜻을 품고 함께 일으킨 새마을운동을 보았다. 방명록에 '구미에 취업하러 왔습니다. 멋진 나라에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썼다. 나도 후세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https://pixabay.com/ko/photos/%eb%a7%a5%ec%a3%bc-%ec%9e%ac%eb%af%b8%ec%9e%88%eb%8a%94-%ec%95%8c%ec%bd%94%ec%98%ac-%eb%a7%88%ec%8b%9c%eb%8b%a4-3711733/

내 친구 카이사르는 나한테 내기를 걸었다. 내가 붙으면 내가 술을 사고, 내가 떨어지면 카이사르가 술을 낸다고 한다. 떨어지면 얻어먹으려 했는데 결국 내가 붙어버리고 말았다. 카이사르, 켄조, 버첼, 메이슨과 같이 내 동생이 알바하는 가게로 가서 고기와 함께 한 잔했다. 다음 술은 내가 정규직 붙으면 사라고 한다! 이렇게 얻어먹기 장인일 수가 없다. 그저 웃는다.

https://pixabay.com/ko/photos/%ec%97%ac%ed%96%89%ed%95%98%eb%8b%a4-%ec%97%ac%ed%96%89-%ea%b0%80%eb%b0%a9-%ea%b3%b5%ed%95%ad-778338/

그 외에도

화요일에 나훔과 그의 친구들과 함께 식사

수요일에 메이슨과 드라이브

일요일에 데온, 그레고리, 코헨, 구스타보와 저녁

월요일에 조한나와 저녁

심슨과 서울여행(2022년 6월 28~29일)을 다녀왔고

금요일에 심슨과 도널드와 같이 점심을 먹고

마지막으로 토요일 밤, 버첼과 같이 밤에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는 것으로 지인과의 식사가 끝이 났다.

 

누가 보면 서울이나 해외로 떠나는 줄 알겠다고 하겠다만 이때까지 지내와준 게 고마워서라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https://pixabay.com/ko/photos/%eb%b6%80%eb%8f%99%ec%82%b0-%ec%9e%84%eb%8c%80-%ec%b0%a8%eb%8f%84-%ec%bb%a4%eb%ae%a4%eb%8b%88%ed%8b%b0-3297625/

대망의 당일. 대구개혁교회에서 1부예배를 드리고 구미로 떠나기로 했다. 지정된 위치에 가보니 기숙사 입주 신청서가 놓여져 있었다. 아는 대로 작성하고 사감실에 들어가니 사감님이 나에게 알려주었다. 서명 이후 사진을 찍어갈 내용들을 정해주셨다. 꽤나 서쪽에 있는 기숙사였는데 출근은 조금 더 늦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맨 윗층이라 짐 옮기는 데 조금 힘들었다. 가족이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서 혼자 계단으로 끝층까지 왔다갔다 했다.

먼저 살던 분이 안에서 주무시고 계셔서 최대한 조용히 짐을 놔둔 후 통근버스 위치를 보러 갔다. 생각보다 거리가 좀 됐다. 20분 정도 일찍 나서야겠다. 가족과 같이 마지막으로 점심식사를 먹으려 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전부 문을 닫아서 결국 편의점에서 먹었다. 기숙사까지 나를 태워주고 떠난 

https://pixabay.com/ko/photos/saint-coloman-%ea%b5%90%ed%9a%8c-3092260/

13시경에 네이버에서 찾은 구미합동교회로 찾아갔다. 황금색 테두리로 된 유리문을 살짝 밀고 들어가자 식당에 계시던 권사님이 나를 반겨주었다. 처음 왔다고 하니 곳곳을 안내해주시고 담임목사님과 만나뵙게 해주셨다. 생각보다 예배당 안이 커서 이 정도면 200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데 성도 수가 적었다.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것도 모자라 삼성과 LG가 구미에서 기업을 타지로 이전해서 떠난 성도들이 꽤 있다고 한다. 한 때는 140명 정도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40명 정도 수준이다. 예배를 한 번 드려보니 전통적인 느낌이 강했다. 찬양 - 기도 - 설교 - 찬양 - 기도 및 자유롭게 퇴장 순이다. 찬양은 성경찬송으로만 진행했고, 목사님이 할렐루야를 하시니 우리 또한 아멘을 외치기 수월했다. 끝으로 스타렉스도 태워주셔서 편안하게 돌아왔다.

https://pixabay.com/ko/photos/%ec%95%8c%eb%9e%8c-%ec%8b%9c%ea%b3%84-%ec%8b%9c%ea%b3%84-%ec%8b%9c%ea%b0%84-%eb%b6%84-5433374/

17시경에 룸메이트 선배님이 일어나셨다. 선배님께 이것저것 여쭤보았다. 식사 및 근무 등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선배님은 야간근무로 인해 준비해서 바로 나가셨다.

 

19시에 구미합동교회의 저녁예배가 있다. 아직까지 저녁예배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미리 가서 짐을 두고 밥을 먹으러 나가려 했다. 그런데 사모님이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셔서 안 먹었다고 했더니 4첩반상을 차려주셨다! 너무 맛있게 먹은 덕에 기뻤다. 저녁예배에서 맥추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제대로 그 뜻을 한 번 더 상기시킬 수 있어서 좋았다.

 

텅 빈 집에서 친구들과 같이 디스코드 전화로 대화하다 마무리지었다. 내일은 오리엔테이션이 있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