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TIDe3EWEAa8
2022년 9월에 나온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를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다. 사이버펑크 게임에 대해서는 내가 군 복무 중 GTA5 급의 게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와 정말 플레이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막상 오류가 많다고 유튜브 제보 영상과 게임 커뮤니티에서 소문이 나자 '그냥 나중에 사야지' 하고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아직까지도 못 샀다. 아직까지도 살 용의는 있다. 그러다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 사이버펑크 애니메이션의 일본어 번역을 욕하는 글을 접했고 나는 '애니가 있어...? 바로 보러 가!' 생각하고 넷플릭스를 켜서 감상했다.
0. 줄거리에 대해 간단하게 말해보자면
주인공 데이비드는 아라사카 아카데미에 다닌다. 그의 형편에 맞지 않는 비싼 학교였지만 어머니는 초거대기업인 아라사카의 상층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계속해서 데이비드를 아라사카 아카데미에 보내지만 그는 주변 학우들과 어울리지 못하였고 어느 날에는 수업 세션을 망가뜨리는 사건으로 인해 어머니가 학교로 찾아와 사과하기도 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갱단의 총격전에 휘말려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트라우마 팀이 도착하여 살았다고 생각했으나 트라우마 팀은 어머니와 그가 의료보험 미가입자이기에 돕지 않고 떠나버렸다. 데이비드는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지만 바이털이 떨어져 어머니는 사망하였고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유품을 둘러보던 중 산데비스탄이라는 군용 임플란트 기기를 자신의 몸에 이식시켜달라고 하며 1화가 끝난다. 그 뒤로는 사이버펑크로서 범죄에 가담하게 되고 그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래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스포일러를 봐도 괜찮다면 계속해서 읽어도 좋겠다.
1. 끔찍한 서비스 월정 구독의 세계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보면 부촌에서는 길가에 광고가 없고 교통과 문화, 치안이 좋은 반면 빈민가는 광고가 잔뜩 있으며 치안이 좋지 않고 부족한 면이 많은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 부분 또한 빠뜨려서는 안 될 중요한 포인트로 보았다. 지금이라고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는데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지 않는 부모님은 광고 두 편에 중간 광고까지 보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보고 계신다. 결국 광고가 있더라도 유튜브 영상 시청은 무조건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나 IPTV 또한 월정료를 내지 않으면 볼 수 없다. 서비스 구독이라는 형태로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감수하게 할 것이다. 이것이 위 스토리의 트라우마 팀처럼 의료 분야까지 영향을 준다면 더더욱 우리는 돈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2. 꿈을 좇을 수 있을까?
스토리로 돌아와서 계속해서 데이비드와 루시가 서로 질문하는 말이 있었다.
"그건 누군가의 꿈이지 네 꿈이 아니잖아. 네가 하고 싶은 건 뭐야?"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강한 것도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교육의 제도적인 문제와 아이들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순으로 진학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도 강하다고 알고 있다. 부모님은 자신이 처한 경제 상황에 자식들은 이런 고통을 겪지 말라고 더욱 공부를 시켜 더 좋은 대학교, 더 좋은 직장에 가길 원하신다. 그러나 아이 스스로가 좋아하는, 정말 원하는 길을 가게 해주는 것에 사실 두려움에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스스로 내가 좋아하는 걸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금융권에 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고 그냥 멀쩡히 '돈만 잘 벌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 안정이기에, 그냥 살 수 있을 정도에 돈만 있으면 만족하고 사는 걸까? 혹시 좋아하는 것을 밀고 나가면 먹고 살 수는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꿈을 포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근처에 있고 말이다. 오히려 그 꿈을 좇다가 반대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께 폐를 끼치는 걸 흔히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점도 있겠다. 나는 두 가지 다 추구하고 싶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스마트스토어도 성공시키고 싶다. 현재 소소하게 스마트스토어를 차려놨지만 아직까지 관측될 만한 수익이 나지 않는데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로 뜨니 돈은 돈대로 내야 해서 부모님이 스마트스토어를 그만 접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하셨다. 그렇지만 아직 나는 더 할 수 있다는 고집을 부려보고 싶다. 못해도 최소 3년까지는 말이다. 만약 잘 된다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나도 그다지 큰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닌가 보다.
3. 사이버 사이코
이 세계관에서는 자신의 몸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지만 단점이 있다. 자신이 견뎌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무기를 임플란트하여 여러 번 사용했다가는 몸이 견디지 못하며 이성을 잃고 폭주하여 주변 사람들과 건물들을 모두 파괴하는 사이버 사이코가 되는 점이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억제제를 사용하지만 더 강력한 무기를 계속 사용하면 억제제 또한 통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극초반에 등장한 사이버 사이코화된 중위도, 주인공의 무법자 선배이자 스승인 메인도, 데이비드 자신도 주변의 소중한 것들, 이를테면 가족, 동료, 회사, 업무, 재산 등을 지켜내기 위해 더 강한 무기를 쓰게 된다. 데이비드 또한 자신은 그렇지 않을 거라며, 나는 특별하다며 더 강한 무기를 장착하게 되고 결국 마지막에는 폭주하며 사이버 사이코로 변했고 치안 유지를 위해 경찰과 맥스택이라는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당한다. 루시는 데이비드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데이비드는 루시를 지키기 위해 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만다. 사실 죽음으로 확정된 길이라는 것을 알고도 사랑하기 때문에 데이비드는 루시를 구출하기 위해 강한 무기를 장착하는 것을 택한다.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데이비드이기에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비록 해피엔딩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데이비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으리라 믿는다.
4. 넷플릭스 한국어 자막 번역 상태가...
번역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넷플릭스 특성상 의역이 들어가는 점은 이해하지만 초반과 후반 자막의 질이 비교될 정도로 너무 떨어진다. 타나카의 이름이 타카다가 되는 건 무엇이며, 분명히 말한 내용이 자막으로 나오지 않다가 캐릭터가 "~라고 두 번째 말하잖아!"라고 했을 때의 이질감이 선명했고, 의역 때문에 원어의 말과 달라지거나 생략되기도 했다. 에브리타임 게시글에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은 댓글 작성자가 "난 괜찮았는데."라고 얘기하던데 일본어를 조금 배워서 아는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막이 실망스러웠다. 새로 검수해서 다시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고 싶은 지경이다.
단순히 1~3번의 세 가지 관점으로만 작품을 평하기에는 더 심오하고 세밀한 면이 많다. 또한 스스로 생각해보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점이 많아 더욱 재미있었다. 혹시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를 시청할 기회가 있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나는 10화가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으며 사이버펑크 본 게임을 즐겨보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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