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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년간 몸담은 대학을 마치며

by 타이머조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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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목표이기도 하고, 과정이기도 하며, 그저 한 학기를 체험으로만 끝내는 사람도 보았다. 나는 뭔가 물 흐르는 대로 그냥 남들이 가는 길대로 갔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변화를 주고자 시도해봤지만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바꾸지 않은 점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LG이노텍에 남지 못한 점은 조금 후회되지만 말이다.

 

2019년 1월, 고등학교 3학년이 끝나고 취업하려 했던 회사를 나와 그냥 남들 따라 대학에 가고 싶었다. 아무런 계획이나 정함이 없이 그냥 무작정 말이다. 남들 따라? 남들이 다 대학 가니까 나도 가야 한다는 그런 불안감과 대학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대학으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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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본어 좀 한다고 나대던 그 시절, 나는 전문대 경영학과 내 '일본취업반'에 들어갔다. '그냥 일본어 좀 잘 배워서 취업 자리 많다는 일본 가서 살면 되지.' 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던 나를 본 신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것 따위 바로 접게 만드신 것일까? 그저 내 욕심에 빨리 군 복무를 끝마치고 싶어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을 조금 즐기다 바로 공군에 입대했다. 교회 형들이 공군을 다들 추천하기에 나도 그렇게 좋다고 말하는 정도면 가야겠다는 확신이 들어 바로 공군 가산점을 높게 받기 위해 정보를 알아보기도 했다. 듣자 하니 헌혈을 하면 가산점이 올라 공군 운전병 지원에 수월하다고 들었다. 바로 헌혈을 하러 대학교 인근 헌혈센터를 찾아가 한 4번 정도 헌혈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확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 하나는 내가 진짜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헌혈해서 점수 끌어올리고 8월 5일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사실 7월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 당시 교회 수련회는 듣고 가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8월로 갔다. 아무튼 군대에 있었던 시절도 내 부족한 사회성을 갱신하는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초라면 다들 기억할 것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도 확산되면서 사태가 심각해졌고 전세계는 굳게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학 친구들에게서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소식 또한 들었다. 군 복무가 끝나고 돌아간 대학에는 '일본취업반'은 없었다. 내 친구들까지가 마지막 기수였다고 한다. 일본 취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뜻일까? 그 이후로 다시 선택한 반은 '사무금융반'이었다. 경영학과 사람들이라면 회계가 사실 전공공부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경영학이라고 하기보다는 회계학이라고 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회계에 나는 죽어라 관심이 없었다. 2학년 내내 거의 회계에 대해 신경쓰지도 않았고 성적을 잘 받고 싶다는 마음도 없었다. 그냥 대충 요령 피워서 F나 피하면 다행이지 하는 정도였고 말이다. 애들 장난감도 아니고 전산회계 2급 가지고는 별 좋은 취급은 못 받는 걸 안다. 그래서 더욱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부모님은 4년제 대학을 보내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난 그 4년제 대학을 가서 잘할 자신이 없었고 해볼 생각도 들지 않았다. 차라리 지금 취업해서 경력 쌓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게 옳았는지는 미래에 가서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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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학이 나빴다는 건 아니다. 안에서 배운 점은 많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지금도 간간히 연락하고 지낸다. 대학을 살면서 새로운 것을 많이 본다는 건 좋다고 봤다. 특히 경제 관념을 생기게 하고 내가 몰랐던 지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내가 직접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프레젠테이션도 해보고 다른 사람의 프레젠테이션도 들어보면서 질문도 해보고 새로운 점들을 깨달았다. 대학 덕분에 외국인 유학생과 글로벌 토킹 프로그램을 통해 실전 외국어 회화능력도 쌓아볼 수 있었고, LG이노텍도 가보면서 직접 경험한 것도 있었다. 대학 자체가 새로운 학문과 정보를 접해볼 수 있는 장소이기에 교내에서도 열심히 기획하고 개최하면서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데 대학생들이 이런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는 게 오히려 아까울 정도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대학생이고 대학에 간다면 이러한 이점은 꼭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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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초에 내가 따로 배운 글로벌셀러가 마음에 이끌린다. 나에게 부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다른 대학이기 때문이다. 부업을 잘해서 성공하고 싶었고 당연히 성과가 보일 정도로 수익이 나고 있는 건 아니지만 1년 정도 해보면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절대 200만원의 월급 가지고는 뭘 어떻게 하고 잘 살 수 없다는 게 20대 대부분 사람들의 의견일 것이다. 내 계산으로는 세전 200만원 받아 4대보험이랑 각종 세금으로 20만원 빠진다고 치고 100만원을 저축하고 뺄 것 다 빼니 13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대체 13만원 가지고 뭘 하란 건가? 뭔가 원하는 걸 하기에도 빠듯한 금액이다. 이래서 한 달에 한 번 친구들과 놀 수라도 있는 건지 걱정마저 든다. 참 답답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2022년 말, 용돈을 받지 않기 시작하면서 경제위기를 겪어보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시급마저 맞춰주지 못하니 많이 힘들게 살아왔다. 어서 빚도 탕감하고 빠르게 내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래도 한시름 놓은 것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가고, 취업도 했기 때문에 그래도 200만원은 받고 걱정할 수 있겠다는 점이겠다. 2023년까지 15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라도 미래를 바라보며 더 발전하는 나로 살고 싶다. 그렇기에 지금 나는 달려간다.